고양이 발톱깎기 성공법 - 예민한 고양이 편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라는 속담이 있죠. 고양이는 세 달 버릇 스무살까지 간다라고 보면 될까요.
엄마 고양이 토리는 태어난 지 3개월 쯤 되어 만났어요. 아직 초보집사였던 저희들은 고양이와 놀아주는 법을 잘 몰랐고 첫 아이가 너무 일찍 무지개다리를 건너서 정말 조심조심 토리를 키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고양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공부를 먼저 했어야 했는데 ;;
토리와 손으로 놀아주면서 손이 장난감이 되어 버린 덕에 잠깐이라도 손이 토리에게 닿으면 내치기 바쁩니다.
게다가 토리는 삼색암컷으로 성격이 도도,까칠한 편이어서 쓰다듬는 것도, 안아주는 건 더더욱 싫어하긴 해요.
발톱깎기는 애초부터 도전하기 어려웠지요. 모든 고양이가 그런 줄 알았어요.
토리가 낳은 아들들은 저 혼자 안고 발톱을 깎입니다. 덩치는 엄마 1.5배이지만 다들 온순하고 태어나자 마자 사람 손을 타서인지 아주 성격이 좋습니다. 발톱깎기는 식은 죽 먹기였는데, 7 kg에 육박하니 이젠 힘으로 저를 빠져나가네요 ;;
점점 더 고양이 발톱깎기가 어려워집니다. 토리는 여러 번 도전하다가 대부분 건강검진 겸 병원에 데려가서 깎여 오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어요. 발에 손을 살짝 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고양이들, 어쩌면 좋을까요?
고양이 발톱깎기 성공법
1. 나른하게 기분 좋은 순간을 노린다
토리의 눈이 가물가물하게 졸리는 시간이었어요. 평소와 다름없이 대형수건으로 고양이 등을 감싸고 앞발만 내어 깎기 도전! 왠일인지, 평소 같으면 전쟁터였는데 나른하게 졸려서인지 정말 수월하게 깎았습니다.
유레카! 하고 이제 이런 순간을 노렸는데요, 안타깝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다시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 )
2. 발톱깎기 전, 신경 안정스프레이를 뿌려둔다
동물병원에서도 사용하는 '펠리웨이'( Feliway Classic Spray)를 고양이가 있을 공간에 미리 뿌려둡니다. 토리는 몸을 감싸는 대형수건에 미리 뿌려두고 5~10분쯤 후 수건으로 감싸는데요, 우리 정말 까칠한 토리는 잠깐 고요하다가도 그리 오래 가진 않네요. 집사 마음의 안정제가 되긴 합니다.
이 펠리웨이는 고양이의 예민한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페로몬 성분인데요, 병원을 가기 전 이동장에 뿌려두거나, 아이들 사이 다툼이 심할 때 집안에 분사하면 아이들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스프레이 외 콘센트에 꽂아 발향시키는 제품도 이용해보세요.
3. 철저한 안전장비 착용
온 팔에 발톱칼자국이 날 때마다 '발톱에 강한 집사용 장갑을 만들면 잘 팔리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당연히 이미 벌써 나와 있더라구요. 날카로운 이빨을 막을 수 있도록 넥카라를 씌우기도 하고 실리콘 발싸개를 이용해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 토리는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 처럼 발싸개를 씌우는 것조차 생각하기 어렵지만요.
4. 발톱깎기 성공 후 보상하기
까칠한 토리가 가장 좋아하는 츄르를 마다할 때가 발톱깎을 때랍니다. 정말 전쟁 속에서 발톱깎기가 성공했다면 간식을 주면서 '다음에도 잘 부탁해' 하고 말해보세요. 훈련이 어렵다는 고양이지만 단지 느린 것일 뿐이라고 믿고 꾸준히 도전해보는 중입니다.
5. 발톱은 짧게, 눕혀서 깍기
솜방망이를 살짝 누르면 날카로운 발톱이 똭! 하고 나타나죠. 발톱은 끝부분만 살짝 잘라주고 너무 짧게 자르지 않도록 합니다. 그리고 발톱을 세우지 않고 눕혀서 발톱이 납작하게 된 상태에서 자릅니다. 아무래도 잘릴 때의 충격(?)이 좀 덜할 거예요.
6. 스크래처 활용하기
고양이가 스크래처를 쓸 때는 여러 상황이 있어요. 스크래처에 발톱을 긁게 되면 자연스럽게 날카로운 부분은 마모가 되니 여기저기 곳곳에 스크래처를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