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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50 m 앞 고양이 출현!이면 멀찍이 피해다녔던 저는 이제 고양이와 평생 잘 지낼 방법을 늘 연구중이예요.
4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며 2박 이상의 여행은 포기했고, 고양이가 보고 싶어 퇴근 시간을 기다린 적도 많아요.
핏줄 만큼 진한 묘연으로 고양이에 대해 더 잘 알고 싶고, 건강하게 오래 같이 지낼 방법을 찾으며, 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고양이 묘문학에 대해서도 살펴보게 됩니다.
2022년 발표자료(KB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수 약 552만가구, 인구는 약 1262만명이 넘어요. 이 중 반려묘 가구수는 27.1%(복수응답집계)로 약 342만명의 집사가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2022년의 반려견 가구수는 2년 전보다 약 3.2% 감소했지만, 반려묘 가구수는 1.9% 증가했다고 하니까요. 그 이유는 뭘까요?
고양이, 혼자서도 잘 놀아요
가끔 우다다하고 냥펀치로 싸움이 날 때는 있지만 대부분 참, 조용해요. 밥 달라 놀아달라 칭얼댈 때도 있지만 워낙 독립성이 강한 아이들이라, 고독을 즐기는 시간이 더 많죠. 저희처럼 각자의 삶을 즐기는 가족들과 묘연을 맺기에는 고양이가 서로서로 좋은 반려동물 같습니다.
그래서, 감히 고양이들에게 강아지처럼 애교를 기대하거나, 대화를 기대해선 안됩니다. 충실한 집사만이 고양이에게 가끔 사랑받을 자격이 있죠.
제 때 밥주고, 물은 항상 깨끗하게, 화장실도 깨끗하게, 심심할 때 놀아주면 기분 좋을 때 와서 골골 대어줍니다. 집사가 태만하면 있는 힘껏 '야옹 야옹' 혼내기도 하는데 문제를 해결해주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끝이 없습니다.
1인 가구가 늘고, 고령화 사회가 되고, 인생의 반려자 보다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이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고양이 또한 외로움을 타지만 하루 이틀 정도는 혼자서도 잘 지내고, 하루 중 15~20시간을 잠자는 터라 외출 후 혼자 남아 있는 고양이에 대한 걱정은 덜합니다. 매일 산책하지 않아도 되고, 그루밍으로 목욕이 되고, 조용히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기 때문에 그냥 옆에 같이 있기만 해도 위안이 되는 존재입니다.
고대시대, 9천년 전 순장된 애완고양이
고양이에 대한 인기가 최근 부쩍 늘었다고 느껴지는데요, 그러면 고양이는 언제부터 인간세상에서 사랑받아 왔을까요?
그 흔적은 역사유적 발굴 현장에서 유추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중 가장 오래된 고양이 흔적은 약 9천년 전 지중해 키프로스섬에서 발견된 한 무덤 속에 있었습니다. 그 무덤 속에는 사람의 뼈와 함께 약 1살 정도로 보이는 애기고양이 뼈가 함께 순장되어 있었어요. 고양이에 대한 인간의 애정이 엿보이는 흔적입니다. 약 5천년 전 중국의 콴후쿤 주거지에서도 고양이뼈가 발견되었구요.
고대 이집트인들은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매우 각별했다고 해요. 그 이유인 즉, 저장곡식을 갉아먹는 쥐들이 출몰했는데 고양이가 쥐떼를 잡아먹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나라에서는 고양이를 키우도록 권장하고 고양이를 기르면 세금도 감면해 주고, 고양이가 죽으면 장례식을 치르며 때로는 미라로 까지 만들어 고양이의 영원한 행복을 빌었다고 합니다.
이집트 신화에는 고양이 신이 여럿 나옵니다. 기원전 3100년인 이집트 제1왕조 때에는 마프테트(Mafdet) 라는 이름의 고양이 여신인데 머리는 고양이, 몸은 여성의 형태를 띱니다. 뱀과 전갈로부터 인간을 지켜주는 여신이라 고양이로 묘사된 것으로 봅니다. 제2 왕조 시기에는 '바스테트' 라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신 고양이 모습을 하고 있어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바스테트 (출처:나무위키)
중세시대, 고양이들의 잔혹한 흑역사
고대시대와 다르게 중세시대는 고양이들에게는 너무도 잔혹한 시간이었습니다. 1233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오 9세는 카톨릭 이외 종교는 모두 이단으로 규정해서 공격하기 시작해요. 이슬람교를 이교도로 여기며 이슬람교가 신성시하는 고양이들까지 저주 받은 사탄으로 몰았습니다.
더구나 중세와 근대 유럽에서는 혼자 사는 점쟁이들이 고양이를 많이 키웠는데요, 이 점쟁이들도 마녀사냥으로 내몰아 그들이 키우던 고양이들까지 불길한 동물로 엮어 불태워 죽였다고 합니다. 그것도 산채로 말이죠.
정말 말이 안되는 사건들도 있었습니다. 중세 벨기에에 있는 이프르라는 도시에는 매년 봄에 20 m가 넘는 홀의 첨탑에서 살아 있는 고양이들을 던져서 죽게하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고양이를 마녀로 여겼는데 죽이면 마녀의 저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예요. 세상에, 던지는 사람들도 이를 보는 관람객들도 즐거워 하는 축제였다네요. 1817년이 되어서야 이 관습은 멈춰졌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지금은 숱하게 죽어간 고양이들을 추모하는 고양이 축제가 매3년 마다 5월 2째주에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 2024년 5월에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고양이는 최고의 반려자
고양이들은 여신으로 모셔지며 숭배받았던 시절 보다 지금이 훨씬 더 좋을 것 같아요. 집사들의 과잉사랑에 귀찮아 보이는 적도 많지만 뭔가 필요한 게 생기면 슬그머니 다가와 가만히 쳐다만 봐줘도 사랑을 뿜어내는 집사들이 싫을 리 없어요.
적정한 거리를 두고 밀당하는 고양이들, 제 몸 핥고 제 변 덮으며 깔끔한 고양이들, 관심 없는 척 하다가도 집사의 기분이 우울한 것 같으면 슬쩍 다가와 옆을 지켜주는 츤데레 고양이들은 최고의 반려자임에 분명해요.
어떻게 하면 우리 고양이님들을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집사의 일상도 담아볼께요.